라자레스쿠 씨의 죽음
Moartea domnului Lazarescu, The Death of Mister Lazarescu (2005)
루마니아|드라마|148분(국내),153분(제작국가)|2008-03-06
감독 크리스티 푸이유
출연 이온 피스큐테누 (라자레스쿠)
자체평점 7.4 / 10
<독단과 편견이 가득한 영화평 - 라자레스쿠 씨의 죽음 >
영화 '라자레스쿠씨의 죽음' 은 '4개월 3주...그리고 2일', '그때 거기 있었습니까?' 에 앞서 주목받는 루마니아 영화의 시발점인 영화다. 루마니아 영화는 영화산업에서 지극히 변방인 나라에서 작품성만을 무기로 영화팬들을 모으고 있다. '넥스트 아시아', '넥스트 코리아', '흑해의 새로운 물결' 이라는 별명으로 주목받는 루마니아 영화는 모두 지독한 리얼리즘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영화 '라자레스쿠씨의 죽음' 또한 어두운 화면속에서 핸드헬드 기법으로 주인공을 따라 가면서 한 노인의 어려움을 시시콜콜하게 그려내고 있다. 지나치게 술을 좋아하는 라자레스쿠씨는 아침부터 머리가 아팠다. 그렇다고 해서 라자레스쿠씨는 결코 동정이 가거나 호감이 가는 노인 캐릭터는 아니다. 성격은 까칠하며 고양이 세마리와 함께 살며 돈도 없어 보인다. 가족, 이웃에게도 비호감인 노인이다. 하지만 그가 술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질타받는 모습을 보면 점점 그가 불쌍하게 느껴진다. 끝없이 이어지는 사회적 편견과 이기심 폭언에 맞서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성질을 부리는 일이었고 몸상태가 심각해지면서 결국은 토하거나 오줌싸는 일 뿐이었다.
줄거리를 살펴보면 라자레스쿠씨는 자신의 상태가 심각해짐을 깨닫고 응급차를 부른다. 응급차는 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웃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웃은 별 일 아니라는 듯이 그를 대하고 시간이 흘러서야 다행히도 한 착한 간호원 아줌마가 오고 병원으로 향한다. 그러나 시내에서 이미 일어난 큰 교통사고 때문에 병원은 만원이고 라자레스쿠씨는 제대로 된 진찰 한번 받지 못한다. 10시부터 새벽 4시경 까지 4번의 병원을 옮겨 다닌다. 그러는 사이 그가 듣는 말은 “이름이 뭡니까”, “술 먹었군요”라는 반복되는 질문과 질책들이다. 어쩌다 운 나쁘게 라자레스쿠씨를 맡게 된 한 구조대 간호원만이 그래도 마지막까지 그를 버려두지 않으려고 애쓴다. 10시에서 4시경까지 라자레스쿠씨는 이 병원 저 병원을 헤맬 뿐이다. 이 영화는 그 지친 마지막 시간을 그려낸다.
이 영화가 슬프지만 어두운 유머를 지녔다고 평론가는 말한다. 공감가는 글귀이다. 이 기나긴 시간동안 이 영화 '라자레스쿠씨의 죽음'은 루마니아의 의료시스템과 인간사회의 보편적인 이기주의를 보여준다. 시작부분에 나타나는 이웃들의 소시민적 이기주의, 시종일관 드러나는 답답한 병원시스템, 간호원과 의사의 마찰을 통해 엘리트의 권위주의를 관객은 경험하게 된다. 푸이유 감독 또한 영화잡지 <시네마스코프>와의 인터뷰에서 “모두 다 죽지만 그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무수한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며 “내 영화가 현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라자레스쿠씨의 죽음' 이 다소 단조롭게 흘러가는 카메라와 극적인 변화가 없는 상투적인 줄거리, 긴 러닝타임, 주인공들이 갈피를 못잡는 모습, 결말도 딱 떨어지지 않지만 영화평이 호의적인 이유는 이 영화가 정확히 계산되고 인상적인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에서 부터 단역까지 모든 캐릭터가 살아있고 각자의 역할을 다한다. 또한 모호하고 모순투성이인 삶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신루마니아 영화의 돌풍을 이끄는 감독의 연출력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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