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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휴 레인보우 특집 1 - 천국의 가장자리 (2007)

스포일러 가득한 영화이야기 2008/07/1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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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가장자리 (2007)
Auf der anderen Seite The Edge of Heaven

드라마 | 독일, 터키 | 122 분 | 2008-06-19

자체 평점 : 7.7/10
감독 : 파티 아킨
출연 : 누르귈 예실차이, 바키 드브락, 툰젤 쿠르티즈, 한나 쉬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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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파티 아킨 Fatih Akin 은 한국에서도 개봉한 바 있는 <미치고 싶을 때 Head-on>(2004)로 베를린 황금 곰상을 수상한 감독이다. <천국의 가장자리>는 파티 아킨이 칸 영화제 최우수 시나리오상을 수상하면서 예술 영화감독으로서 확실하게 입지를 굳히게 해준 작품이다. 터키계 독일인인 파티 아킨은 자신의 출신이 지닌 이등 시민, 주변부, 중첩된 정체성에서 기원한 영화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감독이다. <천국의 가장자리>는 자본주의의 세계화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이민, 이주, 여행의 세계가 인간 관계를 일시적이고 덧없으며 단절시키는 게 아니라 우연한 만남이 갖고 있는 강렬함과 비일상성, 인종이나 혈연으로 맺어진 경화된 관계의 대체 가능성을 유발, 보다 강한 정서적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다고 제시하는 독자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 브레멘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등장인물의 죽음을 제목으로 한 에피소드 형식의 영화이다.

터키계 독일인 네자트는 자신의 아버지가 데리고 온 여자친구 예테르가 매춘부라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녀가 터키에 있는 딸을 위해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예테르를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아버지의 실수로 예테르가 목숨을 잃게 되고 이 사건을 계기로 네자트는 예테르의 딸을 찾아 터키의 이스탄불로 간다.

 한편 예테르의 딸, 아이텐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정치운동을 하다가 경찰에게 쫓겨 독일에 와 있다. 아이텐은 우연히 만난 독일 여대생 로테의 도움을 받아 그녀의 집에 머무르면서 그녀와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로테의 보수적인 어머니 수잔느는 이러한 그녀들의 행동과 생각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아이텐은 독일 경찰에게 잡혀 터키로 강제 송환되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로테는 터키로 가서 아이텐을 풀어주려고 노력하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영화 소개. 감독인 파티 아킨은 실제 자기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와 전작들부터 추구했었던 독일과 터키와의 관계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 각본을 썼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수잔느와 아이텐이 껴안을 때 그 옆에 보이는 책상 위에 독일과 터키의 국기가 마치 껴안는 것마냥 나란히 꽂혀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감독의 친구이자 파트너인 안드레스 티엘이 놓아둔 것이다. 수잔느와 아이텐이 껴안는 모습은 바로 독일과 터키의 진정한 화해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국가 간 갈등, 세대 간 갈등, 남자와 여자 간 갈등, 보수와 진보 간 갈등 등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서로를 받아들이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며 바로 그러한 일들이 실천되는 곳이야말로 천국이라는 것을 영화는 역설하고 있다. 두 명의 터키 출신 독일인 부자, 두 명의 독일 모녀, 두 명의 터키 모녀 이렇게 여섯 명의 독일과 터키를 오가는 만남과 사랑, 죽음을 통해서 영화는 국경, 인종, 민족, 혈연 관계로 단절된 개별 인간들이 서로를 받아들이는 사건과 계기들을 예리하면서도 서정적으로 포착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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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단과 편견이 가득한 영화평>

 천국이 이 땅에서도 실현가능할까? 감독은 영화를 통해 이 물음의 해답을 직접 설명하는 대신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터키와 독일을 배경으로 두 나라의 국민들의 소통과 만남 그리고 사건들을 전개시키면서 천국의 모습은 아니지라도 최소한 천국의 가장자리의 모습은 이럴 것이다라고 영화를 통해 말하고 있는 듯하다. 6명의 주인공들이 서로 엉키고 설켜 발생하는 갈등들.. 하지만 그 갈등을 대립과 상호간의 적대감으로 표출하지 않고 서로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그들의 삶의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평화의 메세지를 던져준다.
 
 이 영화는 독일과 터키를 배경으로 세 가지 에피소드가 진행된다. '예테르의 죽음', '로테의 죽음', '천국의 가장자리'라는 세 편의 에피소드를 통해 감독 파티 아킨은 독일과 터키 사이의 갈등, 그리고 독일 내 터키인들 사이의 문제, 그리고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 터키의 현실을 보여준다.
 
 '예테르의 죽음'과 '로테의 죽음' 이 두개의 에피소드는 영화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와 장면들이 무심한 듯 하면서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에피소드의 구성 또한 비슷하다.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한 사람의 죽음이라는 비극이 발생, 그리고 대비되지만 죽은 인물의 시신이 각자의 나라로 보내지는 점 등 그 밖에도 상당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 '에테르의 죽음' 에서는 독일 내 터키 이주자들의 모습을 통해 그들 내부의 갈등과 남성 중심의 사회를 벗어날 수 없는 한 여성의 비극을 보여준다. 네자트 악수의 아버지 알리는 터키인 창녀 예테르에게 호감을 느끼고 돈을 줄테니 자기와 같이 살자고 제안한다. 독일 내의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에게 목숨의 위협을 느낀 그녀는 알리의 어이없는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예테르가 식구로 들어옴으로 인해 알리와 네자트의 갈등은 증폭된다. 증폭된 갈등은 결국 폭발하게 되고 이는 알리의 성욕으로 변이된다. 예테르는 자신을 성적 욕구의 분출구로만 생각하는 알리에게 반항하다 죽게 된다. 이를 대신 속죄하기 위해 아들 네자트는 에테르의 시신을 터키로 보내고 딸의 교육을 위해 몸을 팔아야 했던 예테르를 위해 그 딸을 찾아 나선다.

 두 번째 에피소드 '로테의 죽음'에서 예테르의 딸 아이텐은 터키에서 사회운동을 하다가 독일로 도망나오게 된다. 이런 아이텐을 독일인 대학생 로테는 진심으로 돌봐주게 된다. 그러던 중 두 여인 사이에는 사랑이 싹트고 이 모습을 로테의 홀어머니 수잔느는 탐탁치 않아 한다. 결국 로테의 어머니 수잔느의 미움은 아이텐과 독일과 터키의 국제적인 문제를 주제로 한 격한 언쟁으로 표출되는데 이른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이텐은 자신의 어머니를 찾아 떠나게 되고 로테가 이에 함께 한다. 그러나 이들은 경찰에 잡히게 되고 아이텐은 망명신청을 하지만 긴 법적 공방 끝에 결국 거절되고 터키로 강제출국을 당한다. 이에 로테는 아이텐을 돕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터키로 향하고 온 힘을 쏟아 아이텐를 만나게 되지만, 이는 로테의 어이없는 죽음이라는 비극으로 끝이 난다.

 마지막 에피소드인 '천국의 가장자리'는 두 에피소드의 인물들이 죽음을 삶의 희망으로 전환하는 용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때부터 로테의 어머니 수잔느의 모습이 영화의 주된 요소가 된다. 이 세 여성을 통해 파티아킨 감독은 이기적인 국제 정치와 무자비하고 난폭한 시대의 모습. 그리고 이에 휩쓸려 파멸하는 개인의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러나 휩쓸려 파괴될 수 밖에 없는 한 나약한 개인이 권력과 사회구조보다 더 위대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 그들의 비극을 상쇄시킨다.
 딸을 잃은 어머니 수잔느의 비통함과 그 상실감은 격한 통곡으로 이어지고, 이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리게 한다. 한 이름모를 터키 여인의 등장으로 인해 파괴된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비극은 극한의 분노와 적대감으로 펼쳐지는게 현실과 다른 영화의 주된 스토리이지만, 수잔느는 아이텐을 용서한다. 이 과정에서 심하게 상처받은 마음의 자정과정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인상적이다. 아이텐 또한 로테의 죽음을 사죄하기 위해 정치조직을 배신하고 교도소를 나오게 된다.
 알리는 아들 네자트가 예전에 건네준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리고 수잔느와의 대화를 통해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게 된 네자트는 아버지를 찾아가 바닷가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는 롱테이크 장면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파티 아킨 감독은 각 개인의 다름을 구별하기 보다는 각 하나의 인격체로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고 화합하는 곳이 천국이 아닐까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서로의 문화와 가치관이 부딪히는 곳에서 필연히 발생하는 갈등과 충돌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영화는 그 곳에서만 나타날 수 있는 아름다운 융화과정을 보여줌으로 우리에게 희망과 평화를 이야기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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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만과 편견